예전 인기 있는 온라인 커머스를 살펴보면,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목적형 쇼핑 경험’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필요한 물건만 사는 것을 넘어서 예기치 않게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길 기대하며 커머스 플랫폼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즉, ‘발견형 쇼핑 경험’을 강조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는 셈입니다.
목적형 쇼핑은 상품을 정해놓지 않은 고객에게 구매를 유도하거나 하나만 살 생각이었던 고객에게 여러 개를 사게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발견형 쇼핑은 구매 의도가 뚜렷하지 않은 고객이라도 플랫폼에 오래 머물게 만들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상품을 탐색하며 ‘괜찮은데?’ 싶은 제품을 발견하게 도와줍니다.
이런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서 상품을 계속 탐색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특히 플랫폼 내 여러 접점에서 상품 추천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고객이 처음 들어온 메인 홈에서는 취향에 맞을 만한 브랜드를 보여주고, 상품을 클릭하면 상세 페이지에서는 비슷한 스타일의 상품을 함께 보여주는 식입니다.
블럭스는 이런 발견형 쇼핑 경험을 실제로 구현한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해 구매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개인화된 탐색 경험을 제공했고, 그 결과 고객의 플랫폼 체류 시간과 전환율을 의미 있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블럭스가 왜 발견형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게 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설계했고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블럭스가 발견형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게 된 이유
‘상품 추천 알고리즘’은 온라인 커머스를 찾은 고객에게 발견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추천 알고리즘은 클릭, 장바구니 담기, 구매, 검색 등 고객의 과거 행동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고객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같은 추천이 반복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이처럼 추천 결과가 매번 비슷하게 나오면, 고객은 쉽게 흥미를 잃고 플랫폼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블럭스의 고객사인 패션 플랫폼 U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홈 화면의 추천 결과를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이탈한 고객에게, 다음 방문 때는 새로운 추천을 보여주면 좋겠어요.”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물론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기 위해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새로고침 버튼이나 아래로 당겨서 새로고침하는 기능(Pull-to-Refresh)을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추천 결과에 만족하지 않았을 때 고객이 스스로 새로운 추천을 받아볼 수 있도록 선택지를 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블럭스는 이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고객이 직접 새로고침하지 않아도 플랫폼이 먼저 새로운 상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면 고객은 더 오래 머물며 탐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블럭스는 발견형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고객의 명확한 구매 목적이 없을 때도 다양한 상품을 탐색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재 고객의 체류 시간과 탐색 경험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쉽게 해결하기 vs. 똑똑하게 해결하기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보여주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작위(Random) 추천입니다. 이 방식은 고객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상품을 빠르게 노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관적이고 쉽습니다. 문제는 그 상품이 정말 고객이 흥미를 느낄 만한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없습니다.
관심과 무관한 상품이 계속 보이면, 고객은 추천 결과에 실망하고 쉽게 이탈하게 됩니다. 단순히 ‘새로운’ 것만으로는 고객의 흥미를 오래 붙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발견형 추천이 진짜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새로운 것과 동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높은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서 ‘세렌디피티(Serendipity) 추천’이 필요해집니다. 세렌디피티 추천은 고객이 예상하지 못했지만 막상 보면 ‘오, 이거 괜찮은데?’라고 느낄 수 있는 상품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고, 익숙하지 않지만 끌리는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런 우연한 발견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때 고객은 쇼핑 과정에서 더 오래 머무르고, 더 많이 탐색하며, 더 자주 구매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때가 발견형 추천이 진짜 가치를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MAB 개념과 상품 추천 적용 방식
블럭스가 발견형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알기 위해서는 ‘MAB(Multi-Armed Bandit)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MAB 알고리즘은 강화 학습의 한 종류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합니다.
여러 개의 슬롯머신이 있습니다.
주어진 횟수만큼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길 수 있습니다.
레버를 당길 때마다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당기기 전에는 어떤 보상을 받을지 알 수 없습니다.
제한된 횟수 안에서 가장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 어떤 레버를 언제 당겨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이 알고리즘의 핵심입니다. 반복적으로 보상을 줬던 레버를 다시 당길 수도 있고, 한 번도 당겨보지 않은 레버를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검증된 선택’을 반복할지,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지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죠.
이 개념을 온라인 커머스의 상품 추천에 적용하면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후보군이 존재합니다.
고객이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추천할 수 있는 횟수 또한 제한됩니다.
추천한 상품이 클릭되면 이를 보상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은 매우 다양하지만, 실제 추천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돼 있습니다. 이때 고객이 상품을 클릭하면 그것을 ‘보상’으로 간주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클릭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빠르게 찾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블럭스의 UCB 방식 적용과 수식 설명
MAB 알고리즘에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블럭스는 그중에서도 UCB(Upper-Confidence Bound) 알고리즘을 선택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예상되는 클릭 확률과 불확실성 두 가지 요소를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가진 상품을 먼저 추천합니다. 이 과정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수식에서 중요한 건 두 번째 항인 불확실성 항입니다.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상품은 클릭 여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상품의 불확실성 값이 높게 설정됩니다. 반대로 자주 노출되었지만 클릭되지 않은 상품은 점수가 낮아져 추천 대상에서 밀려납니다. 이 방식은 신상품이나 저노출 상품을 고객의 취향과 맞을 가능성을 고려해 똑똑하게 탐색하는 구조입니다.
저희가 실제로 적용한 UBC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블럭스는 이 수식을 통해 클릭 확률은 높지만 자주 노출되지 않았던 상품은 높은 점수를 받아 추천 우선순위에 오르게 했습니다. 반면, 이미 여러 번 노출되었지만 고객이 클릭하지 않은 상품은 점수가 낮아져 점점 추천에서 제외됩니다. 이 알고리즘을 플랫폼에 적용하면 고객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상품을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소개한 고객사 U사에 블럭스의 발견형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도입 전후의 CTR (Click-Through-Rate)을 비교했을 때 약 2배에 가까운 상승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리즘 적용 전 평균 클릭률은 10.4%였지만, 적용 이후에는 20.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고객의 체류 시간 또한 함께 늘어나면서 클릭률 전반이 뚜렷하게 개선되었고, 이는 발견형 추천 알고리즘이 실제 플랫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수치로 증명한 대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추천의 진화, 블럭스가 여는 쇼핑의 새로운 가능성
이처럼 탐색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은 단순히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예상하지 못했던 상품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만들어 쇼핑의 즐거움을 확장해 줍니다. 이는 고객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 뿐 아니라, 플랫폼 체류 시간과 클릭률 같은 실제 지표의 개선으로도 이어지며,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매우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객의 행동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것입니다.
발견의 기회가 곧 전환의 기회가 되는 시대, 블럭스는 더 많은 고객사와 함께 이 가치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 발견형 알고리즘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궁금하다면?
패션 플랫폼 nugu, 블럭스와 함께 더 똑똑한 ‘상품 추천’을 만들다
글쓴이 홍성훈(Jeff) 블럭스 Product Owner 기술적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블럭스의 PO로, 흔한 AI 솔루션이 아닌 클라이언트가 실질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매일 빠르게 성장하는 블럭스를 함께 만들어갈 멋진 팀원을 찾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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