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코엑스에서 열린 소비재 제조 및 유통 B2B 전시회 ‘2024 서울 국제소싱페어’에서는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공동 저자인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한다혜 박사가 연사로 참여한 세미나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다혜 박사는 이번 강연에서 2025년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옴니보어’를 제시했습니다. 옴니보어는 고정된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소비하는 고객을 뜻합니다. 과거에는 성별이나 세대와 같은 기준으로 특정 집단의 소비 행동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이제 고객들은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출처: 2025년 소비자 트렌드 전망… “변화한 소비자는 전형성도, 행복도 거부한다”)
이처럼 오늘날의 고객들은 더 이상 뻔한 소비 패턴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며,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관을 중요시합니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수많은 선택지가 생겨나면서 기존의 마케팅 방식이 점점 힘을 잃고 있습니다.
패션 업계를 보면 고객의 이런 변화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와 독립 디자이너 제품을 동시에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특정 카테고리에 묶기 어려운 옴니보어 소비 성향을 보입니다. 이런 고객들의 행동은 단순히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의 마케팅으로는 효과적인 접근이 힘든 상황을 만듭니다.
이제 기업은 변화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가가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과의 소통 방식부터 혁신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AI(인공지능)는 고객 행동을 분석하고, 개인화된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가 왜 필수적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이 어떻게 고객과 더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고객 행동 변화의 원인
현대 고객들은 전형적인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점점 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 기술적 환경의 급격한 발전에서 기인하며,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먼저 다변화된 문화와 가치관의 확산이 고객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나이, 성별, 지역 등 단순한 기준으로 고객을 분류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 고객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관과 취향을 중시하며 하나의 범주에 속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를테면 젊은 세대는 명품 브랜드와 중소 브랜드를 조화롭게 소비하는 ‘옴니보어’ 경향을 보이며, 개성과 독창성을 표현하려 합니다.
또한, 개인화된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의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맞춤형 운동화 제작 서비스를 이용해 개성을 드러내거나 특정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는 고객들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고객과의 소통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도 고객 행동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는 고객들에게 무수히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며, 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돕습니다. 다만,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결정 피로(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되고, 결국에는 더 이상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는 상태)’와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기업들에게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패션 산업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과거에는 특정 브랜드가 트렌드를 주도하며, 고객들이 이를 구매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직접 선택합니다. 한 고객은 SPA 브랜드의 저렴한 상품과 독립 디자이너의 고가 상품을 동시에 구매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인 소비 패턴은 기업들이 기존의 일률적인 마케팅 전략으로는 고객을 공략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식품 산업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됩니다. 맛과 가격이 고객 선택의 주요 요인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고객들은 동물 복지, 친환경 포장, 공정 무역 등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를 중요하게 고려하며, 제품을 구매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에게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 행동의 변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비즈니스의 구조적인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다변화된 문화’, ‘개인화된 경험’,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라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은 고객 행동의 복잡성을 높이고 있으며, 기업들에게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들의 변화는 기업에서 아무리 마케팅 담당자를 늘린다고 해도 성과를 내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AI(인공지능)를 활용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고객 분류의 어려움과 AI의 역할
기업들이 마케팅을 위한 고객 분류를 시도할 때 전통적인 방식의 한계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기준만으로는 요즘 고객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처리한다 해도 기존의 분석 도구로는 의미 있는 패턴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행동의 숨은 패턴을 발견하는 데 강력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가령, AI 기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 솔루션은 고객의 구매 이력, 웹사이트 방문 기록, 소셜 미디어 활동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각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각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고, 개인화된 메시지를 제공하여 고객 경험을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AI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입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시장 변화나 고객 행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AI는 이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AI를 적용한다면 고객이 관심을 보이는 상품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할인 프로모션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구매 전환율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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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I는 다채널 통합을 통해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객들은 웹사이트, 모바일 앱,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업과 상호작용합니다. 따라서 각 채널에서의 경험이 일관되게 관리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는 모든 채널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고객이 어디에서든 동일한 품질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글로벌 기업 아마존(Amazon)을 들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AI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이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 추천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전자제품을 자주 검색하는 고객에게는 관련 신제품이나 액세서리를 추천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고객의 관심을 끌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를 넘어, 기업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정교하게 타깃화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기술입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할지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됐습니다.
AI 도입의 현실적 과제와 해결 방안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AI는 기업이 고객 타깃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현실적인 도전 과제가 존재합니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마케팅에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해야 합니다.
먼저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초기 비용 부담입니다. AI를 도입하려면 데이터 인프라 구축, 적합한 기술 선택, 그리고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초기 투자 비용은 특히 인프라가 적은 중소기업이나 이제 막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대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한된 예산 내에서 효율적으로 AI를 도입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는 데이터 품질과 양이 또 다른 도전 과제입니다.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확하고 일관된 데이터가 필수적이지만, 많은 기업은 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거나 기존 데이터의 품질이 낮아 활용에 제약을 받습니다. 데이터 정제와 표준화는 AI가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할 때 일관된 포맷을 유지하고 빠진 정보를 보완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합니다.
적합한 AI 솔루션을 선택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 부족도 주요 문제로 지적됩니다. 기업 내부에 AI 전문가가 없거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 적합하지 않은 기술을 선택하거나 비효율적으로 활용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직원 교육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단계적으로 AI를 도입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모든 마케팅 전략을 한 번에 AI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소규모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효과를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입니다. 일정 기간 마케팅에 AI를 적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후 이를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접근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이 과정에서 블럭스와 같은 AI 마케팅 솔루션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블럭스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정교한 세분화와 개인화된 마케팅 메시지를 가능하게 합니다. 개인화 추천, CRM 마케팅 솔루션과 같은 기능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전환율을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블럭스를 도입한 기업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상품 추천으로 ‘CTR(유입 대비 추천 상품영역 클릭률)’과 ‘CVR(유입 대비 추천 상품영역 구매 전환율)’이 모두 약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AI 도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기업 문화와 조직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AI 기술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 활용 사례를 내부적으로 공유하거나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AI 도입은 단순히 기술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환경 구축, 적합한 솔루션 선택, 조직 문화 변화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전략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균형 있게 관리함으로써 기업은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마케팅 흐름에 맞춘 AI의 필요성
현대 고객들의 행동 변화는 시장의 근본적인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고객의 기대와 요구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더 정교하고 개인화된 접근이 필요해졌습니다.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이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합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숨겨진 요구를 발견하고,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고객 만족을 넘어 충성도를 확보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 변화하는 고객 요구와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렇지만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준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조직 차원의 변화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성공적인 도입이 가능합니다. 경영진의 명확한 의사결정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며, 내부 교육과 소통을 통해 AI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업무에 통합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시기입니다. AI는 단순한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입니다. 지금 AI를 도입하고 이를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고객의 신뢰를 얻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시장에서 앞서 나갈 것입니다.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기업의 선택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생존과 성장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를 만들 것입니다.
변화에 적응할 것인지, 도태될 것인지, 이제 그 답은 기업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글쓴이 고신용(Peter) 블럭스 Content Director 콘텐츠로 브랜드를 만드는 전문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