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기존 플러스친구와 친구를 맺은 사용자에게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던 ‘친구톡’을 ‘브랜드 메시지’로 개편하고, 지난 5월 15일 정식 출시했습니다. 이제는 카카오톡 채널 친구가 아니더라도, 마케팅 수신에 동의한 고객이라면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발송 조건 변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터 입장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구조적 변화입니다. 고객과의 접점을 설계할 수 있는 방식이 이전보다 훨씬 유연해졌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톡 기반 메시지는 기존 문자나 이메일보다 반응률이 높은 채널입니다. 이 채널을 더 넓은 타겟에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캠페인 전체의 성과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고객이 반응하는 시점을 정확히 포착해 그에 맞는 정보를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하는 일은 CRM 전략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마케터가 메시지 전략을 설계하는 데 쓸 수 있는 재료가 하나 더 늘어난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번 글에서는 브랜드 메시지의 구조와 기능을 정리하고, 마케터의 실무 관점에서 어떤 전략적 가능성이 생겼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 ‘브랜드 메시지’란?
카카오가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 메시지’는 기존 ‘친구톡’을 전면 개편한 서비스입니다. 2025년 5월 15일 정식 출시된 이 기능은 겉보기에는 이름과 발송 대상의 일부 변화로 보이지만, 마케터 입장에서는 사용 범위와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변화입니다.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이제 ‘카카오톡 채널 친구가 아닌 고객’에게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해당 고객이 ‘마케팅 수신 동의자’여야 합니다. 이 한 줄의 변화로 메시지의 도달 범위, 설계 방식, 고객 세분화 전략까지 함께 바뀌게 됩니다.
이전까지 카카오 메시지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채널 친구라는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만들어도 해당 채널의 친구가 아닌 이상 전달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문자나 이메일은 수신 동의만 받으면 보낼 수 있었지만, 열람률이 낮고 브랜드 인지도 전달력도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이 두 가지의 틈을 메우는 방식입니다. 도달 조건은 느슨해지고, 전달력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개편에서 눈여겨볼 점은 메시지 구성 방식의 유연성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링크, 쿠폰, 동영상, 버튼 등 다양한 구성 요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상품을 추천할 때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는 버튼을 함께 삽입하거나 사용자의 구매 이력에 따라 다른 이미지와 문구를 보여주는 식으로 메시지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 구성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가진 높은 열람률과 결합되어 고객 행동을 유도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분별한 메시지 발송을 막기 위한 장치도 보완됐습니다. 고객이 메시지를 받는 화면에는 발신자 정보가 명확하게 표시되며, 메시지 내에 ‘채널 차단’이나 ‘080 수신 거부’ 기능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고객이 원하지 않는 메시지를 손쉽게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AI 기반의 스팸 탐지 시스템과 사전 등록된 템플릿 구조를 도입해 불법 메시지나 악성 콘텐츠가 고객에게 도달하는 것을 구조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즉, 마케팅 도구로서 확장성을 갖추면서도 수신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된 셈입니다.
이처럼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히 채널의 이름이 바뀐 것이 아니라 CRM 메시지의 범용성과 유효성을 한 단계 확장한 기능입니다. 마케터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접점이자 기존 퍼널 내에서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 하나 더 생긴 것입니다.
마케터의 관점에서 본다면, 브랜드 메시지를 통해 어떤 퍼널 단계에 어떤 메시지를 설계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CRM 마케터 입장에서 주목할 변화
브랜드 메시지의 가장 큰 변화는 ‘누구에게 보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조건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기존 친구톡은 ‘카카오톡 채널 친구’에게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메시지 도달 자체가 채널 운영 성과에 의존적이었습니다. 또한, 채널에 친구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가 메시지 수 발송량과 직결됐던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케팅 수신 동의만 되어 있다면, 채널 친구가 아니어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건 단순한 ‘도달 범위의 확장’이 아니라 CRM 전략 전반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변화입니다.
그동안 CRM 마케팅 퍼널의 주요 소통 방법은 주로 문자, 이메일, 앱 푸시였고, 카카오 메시지는 특정 조건을 만족한 고객군에게만 사용하는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메시지가 도입되면서 카카오톡이라는 높은 열람률의 채널이 실질적인 ‘퍼널 도구’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웰컴 메시지, 휴면 방지 메시지, 구매 직전 리마인드 메시지, 포인트 만료 알림 등 각 캠페인별 시점에 맞춰 메시지를 보내는 시나리오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채널 친구 유도용 한정 도구가 아니라 실질적인 CRM 설계 도구로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브랜드 메시지가 기존 문자나 이메일 대비 갖는 가장 큰 장점은 ‘행동 전환 유도력’입니다. 단순 텍스트가 아니라 이미지, 버튼, 쿠폰, 링크 등이 함께 들어가는 카카오 메시지는 콘텐츠 전달력에서 비교 우위를 가집니다. 아울러 브랜드 인지도와 연결되는 발신 채널이라는 점에서 고객의 거부감도 낮습니다.
고객이 이탈하기 쉬운 시점에 부담 없는 방식으로 다시 브랜드와 연결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터에게는 리텐션 관리의 새로운 수단이 생긴 셈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마케터의 전략적 설계 능력을 더욱 요구합니다. 이전에는 물리적 제약 때문에 포기했던 메시지도 이제는 전략적으로 발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마케터 입장에서는 더 세밀한 분류와 퍼널 기획이 필요해졌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히 도달률을 늘리는 도구가 아니라 CRM 전략 안에서 메시지를 설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케터는 이 도구를 기존 방식에 억지로 끼워 넣을 것이 아니라 퍼널 구조 자체를 다시 검토하고 새로운 흐름을 설계하는 시도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보낼 수 있는 메시지’였던 것이 이제는 ‘보내야 하는 메시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변화는 마케터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마케팅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브랜드 메시지가 CRM 전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마케터가 실제 캠페인 시나리오 안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그림이 필요합니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 접점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면 도구에 그칠 뿐입니다. 마케터들은 실무에서 이 메시지를 어떤 흐름 속에서 배치할 수 있을지, 기존 마케팅 퍼널의 어떤 부분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신규 가입 이후의 온보딩 구간입니다. 고객이 회원 가입을 완료한 후 채널 친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던 상황이 브랜드 메시지를 통해 해결됩니다. 가입 후 10분~1시간 내에 카카오 메시지로 웰컴 인사와 함께 주요 혜택, 첫 구매 유도 정보를 담아 보내는 방식은 전환율 개선에 직결될 수 있습니다. 문자보다 열람률이 높고, 브랜드 신뢰도도 높기 때문에 초입 단계에서의 이탈률을 줄이는 데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탈 징후 고객 대상의 리텐션 캠페인입니다. 기존에는 구매나 접속 활동이 일정 기간 이상 없는 고객에게 앱 푸시나 문자로만 휴면 방지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메시지를 통해 보다 시각적으로 강하고, 행동 유도를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메시지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오래 기다렸어요. 지금 접속하면 포인트 1,000원 드려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버튼을 제공하는 식입니다. 푸시는 앱 설치 여부에 따라 도달이 제한되지만, 카카오 메시지는 그런 제약이 없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다시 한번 붙잡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구매 직전 단계의 리마인드 메시지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이 일정 시간 이상 결제되지 않았을 때 해당 고객에게 브랜드 메시지로 알림을 보내는 구조입니다. 이 메시지에 ‘오늘 안에 구매하면 무료배송!’ 같은 시간 한정 혜택을 넣는다면 행동 전환을 유도하기에 적절합니다. 특히 구매 직전은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 시점이기 때문에, 가장 가볍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채널로서 브랜드 메시지가 적합합니다.
네 번째는 기한성 정보를 전달해야 할 때입니다. 포인트 소멸, 쿠폰 만료, 정기배송 갱신, 예약 알림 등과 같이 마감이 임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경우 브랜드 메시지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카카오톡 기반 메시지는 고객이 무심코 지나치기 어렵기 때문에 문자나 이메일보다 훨씬 확실하게 주의를 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알림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고객의 행동을 끌어내는 직접적인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브랜드 메시지는 CRM 마케팅 퍼널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도구입니다. 그동안 문자, 푸시, 이메일 등으로 나뉘어 운영하던 메시지 전략에 카카오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케터는 각 메시지의 도달률, 반응률, 콘텐츠 표현력, 수신 동의 기준 등을 비교해 가며 가장 효과적인 시점과 대상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배치하는 방안을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메시지가 ‘또 하나의 채널’이 아니라 퍼널 구조를 정교하게 만들기 위한 연결 고리라는 점입니다.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실험할수록 그 성과는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쓰기 전, 먼저 점검해야 할 것들
브랜드 메시지가 정식 출시되면서 CRM 마케팅에 새로운 수단이 생겼다는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도구가 하나 더 늘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실무에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 도구를 ‘쓸 수 있는가?’보다 ‘쓸 준비가 되어 있는가?’입니다.
마케터는 브랜드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전에 메시지를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내부 준비 상태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시스템, 데이터, 콘텐츠, 측정 체계 네 가지 측면에서의 사전 정비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CRM 시스템의 연동 상태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발송하려면 고객의 수신 동의 여부와 상태, 기본 정보, 행동 이력 등을 실시간으로 불러올 수 있어야 합니다. 카카오 메시지 전송 도구와 자사 시스템이 연동되지 않으면, 매번 CSV(Comma-Separated Values, 표 형태의 데이터 저장 파일)로 고객 리스트를 추출하고 수동으로 업로드해야 하며, 이는 업무 리소스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실수와 지연 가능성을 높입니다.
두 번째는 개인화 콘텐츠 템플릿 설계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링크, 버튼 등 다양한 구성 요소를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요소를 어떤 상황에서 써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판단 없이 무작정 기능을 쓰면, 오히려 고객의 반응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웰컴 메시지에는 가볍고 직관적인 정보만 담고, 리텐션 목적의 메시지에는 이미지와 할인 정보를 함께 배치하는 식의 설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고객의 이름, 최근 구매 제품명, 남은 포인트 등의 정보를 불러오는 방식도 미리 템플릿화해 두면 실무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세 번째는 수신 동의 관리 체계 구축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준은 ‘마케팅 수신 동의’입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수신 동의 여부를 단순히 체크박스 값 하나로만 관리하고 있어 실질적인 동의 유효성이나 법적 대응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려면, 동의 일자, 동의 경로, 최근 변경 이력, 거부 여부 등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또한, 신규 유입 고객을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동의를 유도할 수 있는 UI 흐름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동의는 고객의 자발적 선택이지만, 유도는 마케터의 전략 영역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성과 측정과 실험 체계 구축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높은 열람률과 다양한 표현 방식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성과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마케터는 메시지 유형, 타이밍, 콘텐츠에 따라 오픈율·클릭률·전환율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A/B 테스트를 통해 메시지 제목이나 이미지 배치에 따라 어떤 반응 차이가 나는지를 측정하고, 성과가 높은 구조를 표준 템플릿으로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브랜드 메시지가 일회성 캠페인 수단이 아닌, 장기적으로 학습 가능한 CRM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단순히 발송 기능을 숙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마케터는 시스템 연동, 콘텐츠 설계, 데이터 관리, 실험 기반 운영이라는 네 가지 축을 사전에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갖춰져 있을 때만 브랜드 메시지는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마케터는 이 도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 사용 시 조심할 점
브랜드 메시지는 마케터에게 분명 반가운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도달 범위가 넓어지고 설계의 자유도가 높아질수록 반대로 유의해야 할 지점도 늘어납니다. 특히 브랜드 메시지는 사용자가 하루에도 수차례 확인하는 카카오톡이라는 ‘민감한 채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콘텐츠의 품질과 빈도, 타이밍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점은 수신 거부율 상승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채널 친구가 아닌 고객에게도 발송이 가능해져서 고객 입장에서 보면 예상치 못한 메시지를 받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수신 자체는 합법적이더라도 고객이 느끼기엔 ‘이 브랜드랑 관계 없는데 왜 문자가 오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겁니다.
이 경우 단순히 메시지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브랜드 메시지를 단순히 ‘더 많이 보낼 수 있게 됐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줄이려면 수신 타이밍과 콘텐츠의 연결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이 최근에 우리 서비스와 어떤 접점을 가졌는지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가입 후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은 고객에게 며칠 뒤 무작정 할인 쿠폰 메시지를 보내는 것보다 가입 직후 반응을 이끌어내는 안내 메시지를 보내고, 며칠 뒤에도 활동이 없다면 혜택 알림으로 유도하는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즉,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여정에 맞게 설계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조심해야 할 건 데이터 관리 체계의 정비 필요성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활용하려면 단순히 고객 정보가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객이 언제 수신 동의를 했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됐는지, 이전에 어떤 메시지를 받았고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를 함께 관리해야 제대로 된 타겟팅이 가능합니다.
특히 마케팅 수신 동의와 관련된 법적 기준은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CRM 솔루션 내에서 동의 여부와 시점, 변경 이력 등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대응을 위해 마케터는 메시지 설계 프로세스를 내재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어떤 조건에서 누구에게 보낼지를 정한 뒤, 그 결과를 관찰하고 성과를 정기적으로 분석하는 체계를 운영해야 합니다.
수신율, 클릭률, 전환율 등을 지표화하고, 특정 조건에서 이탈이 많다면 시나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브랜드 메시지를 전략 도구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 발송 업무로 접근하면 오히려 고객 경험을 해칠 위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카카오 업데이트로 브랜드 메시지는 설계와 실행의 자율성을 넓혀주는 강력한 도구가 됐지만, 그만큼 콘텐츠 품질, 수신자 컨텍스트, 데이터 정비, 반응 추적까지 마케터가 책임져야 할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메시지를 얼마나 보낼 수 있느냐보다 누가 그 메시지를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더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고객 접점이 늘어난 만큼 마케터의 판단이 브랜드 경험의 품질을 좌우하게 됩니다.
메시지 전략의 전환점, 지금이 도전할 때
카카오의 브랜드 메시지 출시는 CRM 마케터에게 단순한 메시지 채널의 추가가 아닙니다. 고객 접점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도구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 전략의 폭 자체를 넓힐 수 있는 변화입니다.
기존에는 채널 친구라는 조건 때문에 제한적이었던 발송 범위가 이제는 마케팅 수신 동의만 있다면 카카오톡이라는 반응률 높은 채널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변화는 회원 가입 직후의 온보딩, 장기 미활동자의 이탈 방지, 구매 직전 리마인드, 포인트나 쿠폰의 기한 알림 등 기존 퍼널 안에서 놓치기 쉬웠던 구간을 정교하게 메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마케터는 이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를 더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 해서 무조건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이 왜 반응하는지, 어떤 흐름에서 이탈하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메시지를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CRM 마케터의 진짜 역량입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바로 그런 역량을 시험할 기회입니다.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전략의 변화로 받아들일 때 이 새로운 도구는 진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준비된 마케터에게 이번 변화는 단순한 마케팅 실험이 아니라 더 나은 CRM 메시지를 만들기 위한 도전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