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 솔루션에서 ‘Product Owner(이하 PO)’를 맡고 있는 저는 평소 ‘사용자 세분화(User Segmentation)’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함께 솔루션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목과 같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하나의 사례가 아니라 CRM 마케팅 업계에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과정과 경험을 통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 개발자가 쓴 ‘CRM 마케팅 솔루션: 협업으로 탄생한 ‘User Distribution’ 읽기
초기 의도와 다른 문제 발견
이전에 올린 ‘CRM 마케팅 솔루션 ‘Blux Message 탄생기’ 시리즈에서 언급했듯이 저희가 CRM 마케팅 시장을 공부하면서 정의한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들은 기업으로부터 본인과 무관한 메시지(알림)를 너무 많이 받아서 피로하다.”
위 문장에 틀린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리면 현업에 있는 많은 사람이 공감해 주기도 했으니 문제에 공감하지 못하는 마케터나 고객들 역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이언트들에게 다음과 같은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1) 사용자 세분화(User Segmentation): 데이터 분석, A/B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AI 알고리즘이 캠페인에 반응할 고객들을 자동으로 선별 및 발송.(예: A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 B 카테고리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신상품 C를 선호할 것 같은 고객 등)
(2) 개인화 상품 추천: 하나의 캠페인에서 하나의 상품/콘텐츠 세팅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AI 알고리즘이 적용된 캠페인을 클릭하면 고객별 취향/의도에 부합하는 상품/콘텐츠에 상단에 노출됨. (예: A 캠페인 ‘이번 주 Top 100 인기상품’ 을 클릭한 B, C 고객에게 각자의 취향에 맞는 다른 상품을 추천함)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사용자 세분화: 전체 고객 중 30~50%만 선별하여 평균적으로 전환 고객의 80~100%를 특정.
(2) 개인화 상품 추천: 평균 구매 전환율(동일 모수 대비 구매 건수) 30~50% 증가.
이 외에도 마케터의 리소스 절감(아쉽게도 저희의 초기 솔루션은 여러 불편을 안겼기에 제대로 된 절감 효과를 실현하지는 못했습니다.) 및 장기적인 피로도 관리 효과까지 제공할 수 있어 꽤 유의미한 가치 제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무료 체험(Free trial)’ 기간 종료 후 돈을 내고 쓰기로 한 클라이언트는 많지 않았습니다.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했던 첫 클라이언트는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었기에 내심 많이 당황했습니다.
당황한 것과 별도로 PO인 저로서는 냉정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황을 진단해야 했습니다. 주로 클라이언트들의 목소리에서 힌트를 찾고자 했습니다. 많은 클라이언트가 다음과 같은 말을 공통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세그먼테이션 기능을 통해 오픈율과 전환율은 올랐지만, 전체 모수가 줄어든 만큼 오픈 '건수', 구매 '건수'는 줄었어요."
"저희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당장의 성과이고, 성과라 함은 오픈 건수 및 구매 건수, 거래액을 의미합니다.”
위의 내용을 기반으로 문제를 다시 정의했습니다.
“기업들의 CRM 마케팅 캠페인은 고객의 전환 건수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 해결하기
새로운 문제 정의는 2가지 시사점을 내포합니다.
(1) 우리가(솔루션사) 집중해야 할 고객은 ‘End user’가 아닌 비용을 지불하는 마케터이다.
(2) (대부분의) 마케터는 캠페인의 전환’율’이 높아지더라도 전환 ‘건수’를 잃게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제 저희는 새롭게 정의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삼고 다시 솔루션을 고민했습니다. 이때 우선순위라는 단어는 ‘단기적 성과 극대화’와 피로도 관리’가 상충했을 때 전자를 우선시했다는 의미입니다. 즉, 가능하다면 피로도 관리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문제 정의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처음 제안한 솔루션(MVP 제품: 브레이즈의 Connected Contents를 활용하여 블럭스 알고리즘을 연동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전 10시에 캠페인 A에 세분화 알고리즘을 적용 후 런치.
(2) 오전 10시 10분에 캠페인 A를 받지 않은 고객이라는 조건을 적용 후, 캠페인 B에 세분화 알고리즘을 적용 후 런치.
(3) 오전 10시 20분에 캠페인 B를 받지 않은 고객이라는 조건을 적용 후, 캠페인 C에 세분화 알고리즘을 적용 후 런치.
핵심은 하나의 ‘타임 슬롯(Time slot)’에 최대한 다수의 캠페인을 집행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전체 고객에게 1개의 캠페인을 전달했을 때보다 더 높은 오픈 및 전환 건수’였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고객에게 일률적으로 하나의 캠페인만 제공하는 것보다 고객별로 관심 있을 캠페인을 보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캠페인 성과는 기대에 부합했습니다. 위에 제시한 비교군(전체 고객에게 1개의 캠페인)을 보내는 것보다 20~30% 정도 높은 전환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케터들은 이러한 방식에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성과는 개선되었지만, 실무 리소스가 효율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개 보내기도 불편한 캠페인을 3~4개를 관리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또한 중복 제거 조건 등 신경 쓸 부분들이 많았던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리소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을 고민하던 중 저희 솔루션의 알고리즘을 제작한 개발자가 기술적으로 진보한 해결책을 제안했습니다.
“하나의 캠페인 안에서 여러 개의 문구/랜딩페이지를 등록하면 AI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랜딩페이지별 적합한 고객 배정하기.”
이렇게 되면 브레이즈에서는 1개의 캠페인만을 세팅/런치하면 되기 때문에 마커테 입장에서 신경 쓸 일이 덜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원래 저희의 의도인 ‘하나의 타임 슬롯에서 여러 개의 캠페인을 진행하는 효과’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MVP로 출시한 블레이즈 플러그인 솔루션의 사용 예시를 위 이미지를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블럭스가 자체 제공하는 콘솔에서 좌측 박스들에 필요한 값을 입력 후 우측 하단의 ‘Liquid 코드 복사’를 클릭하면 됩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화면으로 전환됩니다. 브레이즈 콘솔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지에 관한 가이드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복사한 코드를 정해진 위치에 붙여 넣기 하면 마무리됩니다. (클라이언트 정보는 보안을 위해 가렸습니다.)
AI와 함께하는 CRM 마케팅의 진화
‘AI 기술을 통해 고객들이 좀 더 유의미한 알림만을 받으면 좋아하겠지?’라는 단순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했던 저희 팀은 많은 실패와 재도전을 반복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많은 시행착오를 함께한 초기 클라이언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점차 문제를 더 의미 있고 현실적으로 정의하게 되었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결론'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결론은 2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1) CRM 마케터는 캠페인당 더 많은 ‘사용자 참여도(User engagement, DAU, 구매, 장바구니 등)’를 발생시킴.
(2) 고객은 무의미한 알림을 적게 받고, 관련된 푸쉬를 수신하는 비중이 높아짐.
처음에는 2번 문제에만 집중했기에 솔루션이 세분화로 그쳤지만, 1번과 2번이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솔루션도 자연스럽게 사용자 세분화를 넘어 ‘사용자 분배(User Distribution)’로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개념이나 솔루션을 아직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저희는 이것이 ‘CRM 마케팅의 새로운 미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95%의 고객이 스팸이라고 생각하는 푸쉬 알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맞춤형 카탈로그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글쓴이 김신 블럭스 Product Owner 메시지 개인화라는 문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잘 풀어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반복적인 A/B 테스트에서 벗어나세요 - AI Copilot이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보내야 할지 말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