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커머스 2024 회고: ‘좋은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의 중요성’
저는 현재 블럭스(Blux)에서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 매니저(Product Manager, 이하 PM)’와 ‘마케터(Marketer)’ 업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세일즈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방향성을 제안하기도 하다 보니 점차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은 욕심이 커졌습니다.
최근에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넥스트커머스(Next Commerce) 2024’는 이커머스 업계의 최신 동향과 기술, 비즈니스 전략 등을 논의하는 행사로 제가 평소 궁금해하던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자리라고 판단됐습니다. 특히 블럭스 상품 추천 솔루션의 핵심 타겟인 이커머스 관계자들에게 서비스를 홍보하고, 새로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행사에 참여해 수많은 고객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케터들이 마주친 다양한 상황과 여러 고민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회고를 통해 저와 블럭스가 얻은 중요한 깨달음에 관해 공유해 보겠습니다.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느낀 아쉬움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강연 주제와 여러 부스가 마련된 만큼, 행사 참여자로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참여했습니다. 특히 커머스 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이를 블럭스 제품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업계 전문가들의 강연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로, 커머스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강연 내용이 다소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강연 주제는 주로 커머스 업계에서 유명한 브랜드와 리테일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각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와 직면한 위기가 다 달라서 공통된 교훈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배움을 얻고자 했지만, 각 기업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달랐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행사 주제와 부스 참여 기업 간의 메시지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Beyond Hype: Back to Basics’으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커머스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커머스의 기본은 고객 중심의 사고이며, 이 기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과 기술이 활용되어야만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행사 부스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강조하며, ‘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하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홍보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처럼 행사 주제와 실제 부스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서로 달랐기에, 저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 다른 참여자들에게도 다소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물론 대규모 행사에서 모든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몇 안 되는 대형 디지털 마케팅 행사인 만큼 마케팅 실무자들의 관심과 기대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줄을 서서 강연을 듣거나 부스를 방문해 열심히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의 열정을 현장에서 느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습니다. 다음 행사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욱 유익한 강연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기대를 안고 넥스트커머스 행사장에 참여한 수많은 참가자들.
▶ 블럭스의 열정 넘치는 ‘넥스트커머스 2024’ 현장이 궁금하다면?
블럭스가 넥스트커머스에서 얻은 교훈
많은 실무자가 공감하겠지만, 기업 내에서 일하다 보면 누구보다 서비스하는 제품에 대해 잘 알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다 보니 제품에 대한 객관성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나만, 혹은 우리만 좋아하는 제품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 고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잠재 고객이 어떤 상황인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우리 제품이 현장의 고민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블럭스를 알리고 홍보하는 현장임과 동시에 ‘고객의 소리(Voice of Customer, VoC)’로 블럭스 솔루션의 피드백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매우 소중하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특히 행사장에서 현장을 관찰하고 많은 고객에게 블럭스 솔루션의 설명을 하면서 아래와 같은 깨달음과 고민을 동시에 얻게 되었습니다.
블럭스 솔루션을 설명하기 위해 현장을 지킨 ‘블럭스 어벤져스 팀’.
(1) ‘유입 이후 고객 생애주기 관리’의 중요성
행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스를 보면 요즘 기업들이 어떤 문제에 가장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넥스트커머스 행사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 솔루션’과 ‘마케팅 대행사’ 부스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조금 의외였는데, 앞서 말했듯 행사의 주제와 강연을 보면 ‘신규 고객 유입보다 기존 고객 관리가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궁금증은 블럭스 부스를 찾아온 잠재 고객들과 상담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보면 고객이 특정 브랜드에 가지는 호감도, 즉 ‘브랜드 로열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출의 대부분도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에게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까?’보다는 ‘기존 고객이 꾸준히 사용하고 다시 구매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의 많은 참가자와 상담해 보니, 기존 고객의 ‘고객 생애 가치(Lifetime Value, 이하 LTV)’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관리한다고 해도 수동으로 어렵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LTV를 관리해 주는 솔루션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기업도 많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유명한 마케팅 솔루션은 글로벌 제품이 많아서 사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LTV의 중요성이 최근에서야 강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마케터들이 LTV를 더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또한 블럭스가 어떤 기능을 제공해야 쉽게 솔루션을 시작할 수 있을지, 또 클라이언트의 성과를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2) ‘공급자’가 아닌 ‘사용자 측면’에서의 가치 제안
블럭스는 그동안 ‘초개인화’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초개인화’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화와 초개인화의 차이점', '초개인화가 고객에게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 등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야 비로소 개념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초개인화는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더 좋아할 만한 상품을 추천하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자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블럭스는 단순히 ‘개인화’와 ‘초개인화’를 지원하는 솔루션이 아니라, 이러한 기술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방향으로 나아가야 클라이언트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완성도를 넘어, 좋은 제품을 알리는 일의 중요성
또 하나 깨달은 건 홍보의 중요성입니다. 지금까지 블럭스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힘써 왔습니다. 저희는 B2B SaaS의 성장 과정에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온보딩 이후 고객이 제품에 만족하고 꾸준히 사용하도록 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통해 이렇게 제품에만 집중한 것이 오히려 제품을 알리는 데 부족했음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다른 부스를 둘러보면서 우리의 부족한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다른 부스에서는 단체 티셔츠로 회사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거나 솔루션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을 통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제품의 기능만 강조했을 뿐, 그것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블럭스의 제품을 알리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부스에 온 고객에게 AI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1) 좋은 부스 위치 선정과 강연 참여
잠재 고객에게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 중 하나는 ‘좋은 부스 위치 선정’과 ‘강연 참여’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입구, 특히 강연 출입구 근처에 위치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부스를 방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블럭스는 행사장 안쪽에 위치했는데, 강연장 근처 부스에 비해 유동 인구가 적어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행사 발표 참여, 즉 ‘강연’입니다. 강연 시간은 짧지만, 많은 참가자에게 회사와 제품을 소개할 중요한 기회입니다.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연이 끝난 뒤 해당 부스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서 강연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할 계획입니다.
(2) 자연스럽고 유연한 응대 흐름
블럭스의 제품을 잠재 고객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고 유연한 응대 흐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부스에서 설명을 듣는 사람들의 동선을 고려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에 저희는 대형 모니터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지만, 오히려 동선에 방해가 되어 집중시키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소형 모니터를 상담할 수 있는 곳 바로 옆에 두고,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부스 배너에 기본 제품 설명이 담긴 QR 코드를 추가해 따로 설명을 듣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물론 이번 행사에서 준비한 ‘명함 교환’이나 ‘제품 설명의 빠른 수정’은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블럭스 제품을 설명할 때 고객의 반응에 따라 핵심 내용을 빠르게 조정하며 설명을 개선해 나간 것은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에서는 얻기 힘든 현장의 실시간 반응을 통해 앞으로의 제품 방향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고객이 알아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블럭스는 제품의 완성도를 넘어 더 많은 클라이언트를 유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최근 읽은 ‘SaaS가 알아서 팔리는 거라면, 영업은 왜 필요한가?’라는 글을 통해 저희의 부족한 점을 더욱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로 얻은 블럭스의 발전 방향
이번 행사는 저뿐만 아니라, 그동안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던 블럭스의 엔지니어들이 실제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사실 엔지니어들은 평소 고객의 생각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는 부스 준비부터 운영,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설명하는 과정에 참여하며, 블럭스 솔루션 제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과 통찰력은 블럭스가 앞으로 더 나은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객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열쇠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블럭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쓴이 김예은(Esther) 블럭스 Go To Market & Project Manager 다양한 경험과 과정을 통해 현재의 나를 만들어가는 블럭스의 PM으로, 블럭스에서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를 향해 즐겁게 항해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