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회사에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 캠페인의 핵심 지표로 ‘캠페인 클릭률(CTR)’, ‘구매 전환율(CVR)’, ‘거래액(GMV)’을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익(Profit’)을 보는 회사도 많다고 들었지만, 아직 CRM 마케팅은 거래액/매출 목표가 우선인 곳이 많습니다. 이중 실제로 회사의 재무적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 그리고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있는 사항은 거래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CRM 마케팅 캠페인의 효율과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고객 타겟팅' 문제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고객 타겟팅
거래액와 고객 타겟팅 간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단순하게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장 누가 우리 캠페인에 반응할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단 모든 캠페인을 전체 고객에게 보내는 것이 거래액을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는 방법 아닐까?”
실제로 블럭스(Blux)의 첫 인공지능 CRM 솔루션 클라이언트는 모든 캠페인을 전체 고객에게 보내는 방침으로 CRM 마케팅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당 기업이 단순하게 생각하고 운영한 것은 아닙니다. CRM 마케팅 관련 상당한 전문성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인 ‘브레이즈(Braze)’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또 브레이즈가 제공하는 ‘유저 세그멘테이션(User Segmentation)’ 기능에 대해서도 잘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타겟팅을 시도하지 못한 이유는 당장의 매출 손실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세그멘테이션은 특정 고객군을 선별하는 작업인데, '이 고객에게 캠페인을 보냈다면 클릭이나 구매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해당 클라이언트는 고객 타겟팅에 대한 필요성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발송한 캠페인들의 월평균 오픈율이 6개월 전에 비해 상당히 많이 떨어지면서 캠페인 효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매일 3~4회씩 모든 고객에게 캠페인을 발송했던 것을 꼽았습니다. 고객들이 본인과 무관한 푸시 알림을 지속적으로 받다 보니 피로해졌고, 이에 따라 클라이언트의 메시지를 점차 무시하게 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고객 타겟팅은 고객별로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특히 CRM 마케팅에서 고객 타겟팅이 중요한 이유는 캠페인별로 노출할 상품이 이미 고정(Fix)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기획전’, ‘아우터 기획전’, ‘건강식품 기획전’ 등의 이름으로 이미 고객들에게 전달할 상품의 리스트가 대게 고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해당 상품들을 누구에게 보낼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클라이언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해당 클라이언트는 블럭스의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솔루션을 이미 사용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당시 CRM 마케팅 영역에도 개인화 추천 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고객 타겟팅을 포함한 다양한 솔루션 구상안을 토대로 협업 의향을 문의했습니다. 다행히 클라이언트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고, 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당시 클라이언트 담당자와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은 니즈가 있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그멘테이션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잠재 구매 고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략 전체 고객의 50% 정도를 선별하되 잠재 구매 고객은 ~100%로 유지하고 싶어요.”
위에 간단히 언급하기는 했지만, 그제야 왜 브레이즈에서 제공하는 ‘유저 세그멘테이션’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거래액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타겟 고객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룰-베이스(Rule-base)’로는 쉽지 않은 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룰-베이스는 '일주일 내에 앱에 접속한 고객' '한 달 이내에 캠페인에 포함된 상품을 클릭한 고객 등'을 의미합니다. 저희가 처음에 생각했던 기대 아웃풋 역시 '전체 고객의 30% 정도를 선별하여 맞춤 캠페인 전달, 잠재 구매 고객은 80% 이상을 유지하기'였기에 다소 당황했었습니다.
저희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2가지였고, 각각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1) 고객별 서비스 방문/구매 주기 예측: 인공지능 모델이 고객별로 클라이언트의 서비스와 어느 정도의 주기로 상호작용하는지(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방문, 한 달에 한 번 정도 구매 등) 예측.
(2) 고객별 상품 선호도 예측: 인공지능 모델이 고객별 행동/구매 패턴을 기반으로 해당 상품을 조회/구매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의 성과는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테스트한 방식은 실시간 A/B 테스트로 A군(통제군)은 A군에 속한 전체 고객에게 발송했으며, B군(실험군)은 인공지능 세그먼트가 선별한 고객에게만 발송하였습니다.
(1) 고객별 서비스 방문/구매 주기 예측: 캠페인별로 전체 고객의 30~50% 정도를 선별하여, ~100%의 잠재 구매 건수를 기대 가능.
(2) 고객별 상품 선호도 예측: 캠페인별로 전체 고객의 20~40% 정도의 고객을 선별하여, 90~100%의 잠재 구매 건수를 기대 가능.
결과적으로 클라이언트는 먼저 (1)번 모델을 선택하였습니다. 당시 내부 설득을 위해서는 고객 타겟팅을 진행하더라도 잠재 구매 건수에 지장이 아예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협업 기간 종료 이후 해당 클라이언트에서는 고객 타겟팅 모델을 다양한 캠페인에 활용하고 있으며, 한 달쯤 뒤에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이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운영하던 반복성 캠페인에 고객 타겟팅 모델을 적용한 결과, 발송은 전체 고객의 30% 정도에만 전달됐지만, 이전 모든 고객에게 보냈을 때와 동일한 수준의 구매 건수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 진행한 한정판 상품 기획전의 경우, CTR이 이례적으로 16.53%를 기록했다.”
한 달쯤 뒤 담당자에게 새로운 문의를 받았습니다.
“저희가 최근에 캠페인별 타겟 고객을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2개의 기획전을 같은 날 진행한 경우가 있는데, 타겟 고객이 많이 겹치더라고요. 혹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마 클라이언트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원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캠페인별로 타겟 고객을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한다면, 고객별로는 최소한의 캠페인만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보다 더 많은 캠페인을 집행(더 많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만났었던 클라이언트들은 통상 하루에 고객별로 2~3건의 캠페인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브레이즈에서는 ‘프리퀀시 캠페인(Frequency Capping, 빈도 제한)’이라고 부르며, 앞서 언급한 고객 피로도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 고객에게 모든 캠페인을 보낸다고 하면, 하루의 3건의 캠페인만 발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 타겟팅을 통해 1건의 캠페인 당 전체 고객의 25%에게만 발송되고, 캠페인별로 겹치는 타겟 고객이 없다면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하루에 12건의 캠페인을 발송할 수 있게 됩니다. (100%/25% * 3 = 12) 결과적으로 기업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알리고, 그만큼 거래액을 극대화할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이에 클라이언트와 다시 한번 (2)번 모델(고객별 상품 선호도 예측)의 도입을 논의하였습니다. (1)번 모델은 서비스의 구매 주기를 예측한 것이기에 날짜/시간대가 겹친다면 타겟 고객이 상당히 겹칠 수 있지만, (2)번 모델은 상품별로 선호도를 예측한 것이기에 타겟 고객이 겹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클라이언트 담당자도 이제는 캠페인별로 잠재 구매 고객을 100% 잡는 것보다 더 많은 캠페인을 발송하는 것이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2)번 모델 적용에 대해 빠르게 공감했습니다. 결국, 조금 더 욕심을 내서 (1)번 모델과 (2)번 모델을 둘 다 적용한 결과물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타겟팅 모델 2개를 합쳐 전체 고객의 10~30% 정도를 추출하여 잠재 구매 건수의 90% 정도 유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룰-베이스 접근법의 한계와 블럭스의 대안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통해 CRM 마케팅 캠페인의 고객 타겟팅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결론적으로 CRM 마케팅팀이 다음과 같은 목적을 추구하는 경우, 인공지능이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캠페인별 타겟 고객을 최대한 중복되지 않게 하면서 & 캠페인별 잠재 구매 건수를 최대한 유지하고 싶은 경우
룰-베이스(Rule-base)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번 캠페인마다 최적의 규칙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최적의 규칙을 찾아낸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반대로 보다 일반적인 규칙(예: 일주일 내로 앱에 접속한 고객, 해당 상품을 한 달 이내에 조회한 고객)을 적용하는 경우, 캠페인별로 타겟 고객이 상당히 겹치거나 잠재 구매 고객을 유효하게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가령, 해당 상품을 한 달 이내에 조회한 고객은 타 캠페인과의 타겟 고객 중복을 해소하는데 괜찮은 규칙이나 캠페인을 발송하는 시점에서 해당 고객이 상품에 여전히 관심이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단 룰-베이스뿐 아니라 현존하는 고객 타겟팅 솔루션들은 ‘고객 활성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객 활성도’라 함은 고객의 행동 내역을 기반으로 특정 상품이 아닌 기업의 전반적인 서비스에 여전히 관심이 있는 고객인지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많이 활용하는 규칙인 '일주일 내에 구매한 고객'부터, 인공지능이 상용화되기 전 활용되던 통계 계기법인 ‘RFM(고객별로 얼마나 최근에,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출했는지)’, 그리고 가장 선도적으로는 브레이즈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능인 ‘Predictive Suite’ 등이 있습니다.
다만 고객 활성도 기반 세그먼테이션만으로는 완전한 개인화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캠페인마다 담고 있는 제안(상품/콘텐츠 등)은 다르기 마련인데, 활성도 기반 세그먼테이션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이탈/이탈 위험/활성 고객을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캠페인별로 관심이 있을 최적 고객을 뽑는 데 사용하기보다는, 위와 같이 고객군을 나누고 프로모션 등을 통해 활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예: 이탈 위험 고객에게 추가 쿠폰 지급 등)으로 활용하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고객 타겟팅의 목적이 고객별로 최대한 관심 있을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상품 기반 세그먼테이션(1번 알고리즘)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그리고 상품 기반 세그먼테이션은 사람이 하기보다는 인공지능이 더 잘 도와줄 수 있는 영역입니다. 캠페인마다 발송 시점에 특정 상품에 관심 있을만한 고객을 사람이 선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개인화 상품추천을 사람이 하기보다 추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는 추천 시스템은 고객 한 명마다 관심 있어 할 상품/콘텐츠를 인공지능이 선별하여 앱/웹에 노출하는 것이라면, 앞서 설명한 (1)번 알고리즘은 추천 시스템을 역방향으로 적용하여 상품별로 관심 있어 할 만한 고객들을 선별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저희 블럭스는 인공지능이 기존의 방식 대비 높은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혹은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희 팀은 사례에서 소개한 CRM 마케팅 솔루션을 더욱 많은 기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를 진행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해 더욱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문제 및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CRM 마케팅 솔루션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블럭스는 이번 사례를 통해 인공지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고객 타겟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더 많은 기업이 이러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마케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여,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겠습니다. 인공지능이 이끌어갈 CRM 마케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합니다.
글쓴이 김신 블럭스 Product Owner 메시지 개인화라는 문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잘 풀어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반복적인 A/B 테스트에서 벗어나세요 - AI Copilot이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보내야 할지 말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