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전 세계의 산업과 문화를 바꾸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추천 시스템, 대규모 언어 모델 등 혁신적인 기술들은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고 있죠.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습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현실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블럭스의 Head of AI, 오준수(Joon) 엔지니어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블럭스의 기술에 녹여내며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전에 쌓아온 기술적 역량과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그는 블럭스가 AI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오준수 엔지니어가 바라보는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팀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고신용(이하 피터): 안녕하세요, 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오준수(이하 준): 안녕하세요. 저는 블럭스에서 AI 부문을 이끌고 있는 오준수입니다. 영어 이름은 ‘준(Joon)’을 사용하고 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유학을 갔는데, 한국 이름을 영어 이름처럼 쓰고 싶어서 ‘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영어 이름을 새로 지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지만, 그때는 한국 이름을 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피터: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인공지능을 부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점이 흥미로워서 컴퓨터공학이나 인공지능을 공부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준: 처음 대학 학과를 선택할 때 외국에서는 대학 이름보다 학과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저도 공대에 진학하기로 결심은 빠르게 했었는데, 어떤 과를 선택할지 고민했죠. 처음엔 기계공학과 재료공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그 당시 사용하던 갤럭시 노트 2의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서 배터리 기술을 직접 개선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재료공학과를 선택했죠.
하지만 1학년 때 컴퓨터공학과가 엄청난 인기를 끄는 분위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어요. ‘대체 컴퓨터공학과가 뭐길래 이렇게 주목받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죠. 사실 처음엔 컴퓨터공학을 단순히 조립이나 하드웨어 관련 학문으로만 생각했고, 코딩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어요. 저희 학교는 모든 공대생이 1학년 때 대부분 같은 수업을 듣는데, 컴퓨터공학과만 C언어를 듣고 그 외 학과는 파이썬을 듣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파이썬만 C언어 수업으로 바꿔 듣고, 성적이 괜찮으면 2학년 때부턴 추가 수강 없이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때 처음으로 코딩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죠.
피터: 원래는 컴퓨터공학과에 갈 계획이 없었는데, 수업을 듣다 보니 흥미를 느끼셨군요.
준: 네, 특히 기억에 남는 과제가 오델로 게임과 이를 플레이하는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과제였어요.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튜닝하면서 완전히 빠져들었죠. 일주일을 밤을 새며 작업했는데, 알고리즘이 점점 잘 작동하고, 동기들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하면서 ‘내가 이 분야에 재능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계기로 컴퓨터공학과로 가게 됐습니다.
이후 2학년 때까지 컴퓨터공학 수업을 들으며 흥미를 키웠고, 3학년부터는 인공지능과 로보틱스를 부전공으로 선택했어요. 당시 인공지능이 떠오르는 분야였고, 특히 로보틱스, 그 안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인공지능 공부로 이어졌습니다.
피터: 얘기를 들어보니 준이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흥미를 끌 수 있는지 여부인 것 같아요.
준: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당시 컴퓨터공학은 취업 전망도 좋아서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도 있었죠. 하지만 흥미가 중요한 기준이었던 건 사실이에요.
특히 저는 현실에서 실제 모양이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기계공학이나 로봇에 더 큰 흥미를 느꼈던 것도 맞습니다. 반면에 소프트웨어는 조금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덜 끌리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제 흥미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 컴퓨터공학을 선택했고, 그 안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분야를 찾아간 셈이죠. 덕분에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몰두할 수 있었고, 지금도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현실 문제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하며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피터: 준이 블럭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준: 블럭스를 처음 알게 된 건 AI 학술 동아리 ‘디피스트(Deepest)’에서 회장으로 활동할 때였어요. 그때 블럭스 팀이 동아리에 발표를 하러 왔었는데, 발표 퀄리티와 질의응답 수준이 정말 뛰어났습니다. 초기 스타트업 팀으로서는 보기 드문 실력을 보여줬죠. 다양한 스타트업을 초청했었지만, 블럭스는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팀이었어요.
블럭스에 대한 좋은 인상은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특히 창업 초기에 다른 스타트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사례를 보면서 ‘이 팀은 뭔가 특별하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 후에 당시 블럭스에서 일하던 제프와 인연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블럭스에 찾아갈 일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관심이 커지던 차에 좋은 기회로 면접을 보게 됐어요.
블럭스에 합류하기로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조엘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에서 조엘과 나눈 대화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 팀과 함께라면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피터: 그렇게 입사를 결심하셨군요. 그럼 어떤 블럭스에 입사하면서 기대했던 점이 있나요?
준: 제가 블럭스에서 처음 기대했던 건 아주 단순했어요. 바로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었죠. 사실 이전에는 성취욕이 워낙 강해서 더 많은 일을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었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에만 몰두하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결국, 일보다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가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블럭스에서 ‘추천 시스템’과 ‘ML Ops(Machine Learning Ops)’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도 제게 큰 의미가 있어요. 추천 시스템은 ‘ML 엔지니어(Machine learning Engineer)’로서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분야이면서, 제가 원래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부분과도 잘 맞아떨어지거든요. 이렇게 좋은 팀과 함께 성장하며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제가 블럭스에 합류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피터: 현재 블럭스에서 'Head of AI'를 맡고 있는데, 이 포지션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준: 간단히 말하자면, 단어 그대로 ML 엔지니어들의 헤드 역할을 맡고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매니징만 하거나 팀장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저도 직접 AI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헤드로서의 역할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현재 블럭스에서는 ‘스쿼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쿼드는 고정된 팀이 아니라 특정 프로젝트나 목표를 위해 한시적으로 구성된 집합체예요. 따라서 누가 어떤 스쿼드에 속해야 할지, 그리고 스쿼드 내에서 ML 엔지니어들이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를 조율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이 과정에서 ML 엔지니어들이 각각 어떤 작업에 적합한지 판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스쿼드의 성공적인 운영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매주 회의를 통해 팀 내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정기적인 1:1 미팅을 통해 팀원 개개인의 업무 상황을 점검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헤드로서 팀원들 간의 네트워킹 중심에 서서 업무의 조화를 이루고, 팀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핵심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터: ‘Head of AI’로서 팀을 이끌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준: 사실 제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리딩하는 역할을 맡은 건 블럭스에서입니다. 이전에 프리랜서로 여러 사람과 협업한 경험이 있긴 했지만, 팀의 리더가 된 건 처음이죠. 그래서 특별히 정해둔 리더십 철학은 없었어요. 그렇지만 일을 하면서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심리적 안정감’이에요.
특히 ML 엔지니어들은 업무 주기가 길고, 프로젝트 자체의 매몰 비용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B2B(Business-to-Business) 환경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유지 보수하는 과정에서 ML 엔지니어들에게 많은 작업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팀원들이 업무 과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팀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팀원들의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해요. 단순히 한 번 시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능화하여 팀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가 가중될 수 있는 시기를 예측해 작업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거나 팀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심리적 안정감이 뒷받침될 때 팀원들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으며, 팀 전체의 성과도 높아진다고 믿습니다.
피터: 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팀원들과 협력하는 데 있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준: 예전에는 성취욕이 강한 편이어서 팀원들과 협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혼자서 성과를 내는 데 익숙했던 만큼,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죠.
지금은 대화를 통해 팀원들과 협력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시하거나 조율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의견을 듣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해요. 팀원들이 스스로 동기를 느끼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피터: 최근 해결한 기술적 문제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있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배움을 얻으셨나요?
준: 두 가지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습니다. 하나는 ‘온프레미스 시스템 구축’이고, 다른 하나는 ‘검색 기능 개발’입니다.
먼저 ‘온프레미스 시스템 구축’은 B2C(Business to Customer)보다 B2B 환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실감했던 사례예요. B2B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일정과 요구사항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고 비즈니스적인 이해가 필수더라고요.
특히 네트워크가 없는 환경에서 인프라를 구축해야 했던 점이 도전적이었어요. ML 엔지니어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엔지니어처럼 컴퓨터 스펙부터 네트워크 환경까지 모두 설정하며 작업을 진행했죠. 이 과정에서 단순한 AI 개발을 넘어, 더 기술적인 기반 작업까지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검색 기능 개발’은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였어요. 클라이언트가 검색 기능의 필요성을 제시했을 때 제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개발했습니다. 사실 블럭스 내에서도 검색 기술을 다룬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기존의 검색 시장과 기술을 학습하며 진행해야 했죠. 프론트엔드부터 백엔드까지 전반을 아우르며 작업했기 때문에 제게는 기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큰 도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검색 기능을 개발하면서 AI 기술 자체에 대한 배움보다는 검색 기술에 대한 이해와 기존 검색 시장의 동작 원리를 학습한 점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검색 엔진의 구조를 직접 설계하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포털 검색 시스템의 작동 방식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죠.
이 두 사례를 통해 AI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백엔드 및 시스템 구축에서 요구되는 기술적 역량도 보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 검색 기능은 베타 버전까지 완성됐고, 서빙을 위한 환경을 준비 중입니다.
피터: 블럭스의 조직 문화 중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준: 블럭스의 조직 문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바로 ‘사람’이에요. 저는 조직 문화라는 게 결국 그 조직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과 성격, 생각이 드러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나 조직 같은 개념은 눈에 보이는 실체라기보다는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모습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조직 문화란 결국 좋은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진다고 믿어요. 블럭스는 팀원들이 뛰어나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좋은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느낍니다.
블럭스의 팀원들은 모두 열정적이고 뛰어난 사람들로 그 자체로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좋은 복지도 결국 이런 팀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결과물이고요. 그래서 블럭스의 조직 문화가 마음에 든다는 말은 결국 블럭스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환경이 마음에 든다는 뜻이겠죠.
피터: 블럭스에 합류한 이후 업무 스타일이나 사고방식에서 변화를 느낀 부분이 있나요?
준: 이전에는 성취욕이 워낙 강해서 항상 불안감이 많았던 것 같아요.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긴장도 높고, 여유가 없었죠. 그런데 블럭스에 와서는 그런 불안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훨씬 나아졌고, 회사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업무 스타일에서는 예전 버릇이 남아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몰입할 때 예민해지는 스타일이라, 가끔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블럭스에서 일하면서 이런 여유를 찾는 법을 배운 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하는 방식을 결과 지향에서 과정 지향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만 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은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결과의 절반을 잃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마음으로 일을 조금 더 여유 있게 바라보려고 합니다.
피터: AI와 ML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일상과 균형을 잘 유지하고 계신데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준: 저는 주중에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면서 일상과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매일 아침 5시 50분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6시 50분까지 차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 동안 제 감정과 생각을 돌아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하루를 준비하죠.
그다음 7시쯤 요가 수업에 가서 약 2시간에서 2시간 20분 정도 요가를 합니다. 요가를 마치고 나면 10시쯤 회사에 도착하게 돼요. 이렇게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가지면서 하루를 더 잘 시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일상을 찾게 된 계기는 이전에 일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경험 때문이에요. 어느 순간,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지쳐 있었고, 강제로라도 쉬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쉬는 동안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지금의 루틴을 만들게 됐어요.
일의 총량은 전과 비슷함에도, 지금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피터: AI나 ML 분야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가 있나요?
준: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는 ‘LLM(Large Language Model)’과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입니다. 이 기술들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앞으로 이런 기술의 발전은 사무직 종사자들의 업무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 업무나 반복적인 작업들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어중간한 직종들이 사라지거나 급격히 축소될 수 있죠. 이런 변화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샘 알트만이 진행 중인 월드코인 프로젝트나 기본소득 실험 같은 시도도 이런 변화를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사는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거라 기대됩니다.
변화 자체는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저항하는 태도가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가오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적응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피터: 블럭스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는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배우는 능력이에요. 단순히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큰 가치를 가지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식 자체보다 중요한 건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 즉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는 거예요. 이를 ‘런 하우 투 런(Learn how to learn)’이라고 표현하죠.
점점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처럼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이해하고 종합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는 사람보다는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쉽게 말해,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죠.
또한, ML 같은 분야에서는 문제 자체에 깊이 몰두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특정 문제를 깊이 파고들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이상적인 동료일 거라고 생각해요.
피터: 업무 외에 좋아하는 취미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준: 저는 요가, 명상, 그리고 차 마시기를 좋아합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는 활동들이에요.
최근에는 예전에 배웠던 피아노도 다시 치기 시작했어요. 오랜만에 건반을 두드리다 보니 음악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참 좋더라고요.
피터: 블럭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준: 제가 블럭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정말 큰 회사로 성장하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세일즈포스처럼,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예요.
10조 원 정도의 시장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되는 것이 첫 번째 이정표가 될 수 있겠죠. 물론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블럭스의 잠재력을 믿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피터: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하게 해주세요.
준: 과거의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요즘 세상은 너무 결과 지향적이고, 서로를 미워하거나 비판하는 일이 너무 쉬워진 것 같아요.
조금 더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사랑을 나누며,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분들이라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다면 요가나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균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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